본 자료는 1954년 소련 레닌그라드 국립 필하모니 대극장에서 열린 국립 볼쇼이 극장 산하 안무학교(발레 학교) 공연 프로그램 전단이다. 1953∼54 시즌 중 1954년 3월 31일 및 4월 1∼3일 공연일정이 명시되어 있으며, 소련 국가 예술교육 체계 내 정규 무대에서 사용된 공식 인쇄물이다. 프로그램에는 러시아·조지아·몰도바 등 각 민족 전통 및 클래식 발레 작품과 함께, ‘조선(코리아) 그룹(Корейск. гр.)’ 소속 학생들의 출연 사실이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 이는 냉전기 소련 예술 교육기관에 조선(한국) 출신 무용 전공자들이 집단 단위로 편입·활동했음을 보여주는 실증 자료에 해당한다. 특히 조선 그룹 출연자 중 「Ан Сон Хи(안 성 희)」라는 이름이 확인되며, 이는 당시 소련 문헌에서 드물게 확인되는 조선계 개인 실명의 공식 기록 사례이다.
아울러 함께 제시된 엽서는 1955년 소련에서 발행된 것으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 무희 최승희(崔承喜)의 딸 ‘안성희(Ан Сон Х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다. 후면에는 작품명이 러시아어로「Корейская танцовщица Ан Сон Хи в танце」(한국 무용수 안성희의 춤)라고 명기되어 있으며, 화가는 소련 화가 E. G. 슈갈(E. G. Шегаль)이다. 안성희는 일제강점기와 해방기를 거쳐 국제적 명성을 얻은 무용가 최승희의 예술적 계보를 직접적으로 잇는 인물로 평가된다.
이들 자료는 한국전쟁 이후 냉전기 초반, 소련 사회가 인식한 한국무용과 조선계 예술인의 위상을 동시에 보여주는 자료로서, 한국 근현대 무용사·냉전기 문화외교·소련의 한국 인식 연구를 아우르는 희귀 인쇄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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