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7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꼭 한 달 앞두고 전북공립중학교(현 전주고등학교의 전신) 문예부에서 발행한 타블로이드판 학생신문 겸 교지 [죽순(竹筍)] 제9호이다. [죽순]은 1947년 전북지역 중등학교 최초로 창간된 교지로, 이후 전주고의 교지 [기린봉]으로 계승되는 호남 중등학생 언론의 효시이다.
38.5×26.8cm 크기의 4면 체제로 구성된 본 호는, 해방 직후 혼란기 속에서 교육의 전열을 정비하던 학교 현장의 활기를 여실히 전한다. 1면에는 교장 김용완의 권두사 [학부형 앞에]와 전쟁 직후 파괴된 교육 환경을 극복해 가는 [교사 신축기]가 실려 있다. 2면과 3면에는 페스탈로치의 교육사상과 [조선에 르네상스를 기대함]이라는 문명비평을 필두로, 중학생들의 풋풋한 서정이 깃든 시와 수필, 교내 응원가 악보가 빼곡히 실렸다. 4면에는 미군정기 도입된 살충제 DDT의 원리를 다룬 학생의 과학칼럼이 실려 있어 당시 서구 신문물의 유입 양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황국신민화 교육의 질곡을 벗어나 민족어와 한글로 자유롭게 사유하기 시작한 해방공간 학도들의 내면풍경과 풀뿌리 교육자치를 증언하는 매우 희귀한 교육문화사 사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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