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 소매 속 비밀 약방, 한글로 펼쳐낸 조선의 불로장생과 비상약 [구선방(求仙方)·활인방(活人方)] > 제17회 고완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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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소매 속 비밀 약방, 한글로 펼쳐낸 조선의 불로장생과 비상약 [구선방(求仙方)·활인방(活人方)] > 제17회 고완관지

[174] 소매 속 비밀 약방, 한글로 펼쳐낸 조선의 불로장생과 비상약 [구선방(求仙方)·활인방(活人方)] 요약정보 및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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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조선후기(18세기말~19세기 추정)
사이즈 14.7×9.4cm, 절첩 필사본(1첩(帖) 26절(양면 각 26면, 총 52면)
시작가 800,000원

상품 정보

상품 상세설명

표제(表題) : [구선방(求仙方)(전면)/[활인방(活人方)](후면)

조선후기(18세기말~19세기 추정),

14.7×9.4cm, 절첩 필사본(1첩(帖) 26절(양면 각 26면, 총 52면)

표지 : 감색 능화판 압인 능화문지(菱花紋紙), 종이 제첨(題籤) 부착

 

(1)도포 자락 소매(袖) 속에 쏙 들어가는 이 손바닥만 한 수진본(袖珍本)은 조선후기 민간의 일상과 긴밀히 맞닿아 있던 휴대용 비상 약방이다.

이 책은 병풍처럼 접고 펼치는 절첩(折帖) 구조를 취하여 위급하거나 필요한 처방을 즉각 펼쳐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흥미롭게도 책의 앞면과 뒷면은 각각 독립된 표제를 지닌 두 권의 의서로 기능한다. 앞면을 펼치면 불로장생과 무병장수를 염원하는 양생의 비전인 [구선방(求仙方)]이, 뒤집어 펼치면 일상 속 급성 질환과 고통을 다스리는 치료의 지혜인 [활인방(活人方)]이 모습을 드러낸다. 생명을 기르는 ‘양생(養生)’과 병을 고치는 ‘활인(活人)’이라는 한의학의 두 핵심 축이 양면 26절, 총 52면의 지면 위에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는 것이다.

 

본 유물이 지닌 가장 독보적인 가치는 전문 의학 지식을 순한글 위주의 언해 체계로 온전히 풀어냈다는 점에 있다. 한문 원문을 그대로 나열하는 대신 ‘산 지(산수유)’, ‘말린 (건삼)’과 같은 정겨운 향약명과 토박이말로 약재를 적고, 조제법과 복용 금기 사항을 당대 일상 구어체로 친절히 기록하였다. 나아가 단락마다 주묵(朱墨)으로 단정하게 테두리와 방점을 찍어 시각적 가독성을 높였으며, 권말에는 뜸자리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동심원 도식까지 곁들여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2) 국어학적(한글) 특징

① 조선후기 근대 국어 음운 및 표기 체계의 보존

- ‘ㆍ(아래아)’의 동요와 혼용 : 지면 전반에 걸쳐 ‘어’, ‘’, ‘초 라’, ‘머그면’ 등 18~19세기 과도기적 음운 및 표기 양상이 충실히 보존되어 있다.

- 구개음화 전후 및 형태음소론적 표기 혼재 : ‘뎜은’, ‘듸라’와 같은 구개음화 미반영 형태와 ‘삼괴디 말라(삼키지 말라)’, ‘굳어디니라(단단해지느니라)’ 등 일상 회화체의 명령·설명형 종결어미가 분철과 연철을 오가며 생생하게 드러난다.

② 향약명과 토박이말을 통한 의학 지식의 자국어화

- 전문 한문 의서의 난해한 본초(本草) 명칭 대신 민간에서 통용되던 순우리말 약재명(예: 산수유를 가리키는 ‘산 지’, 족도리풀 뿌리를 이르는 ‘세신’, 말린 인삼인 ‘말린 ’)으로 음차·훈차하여 기록했다.

- 탕전·환제 제조법과 복용 지침을 “붓으로 거 니 밋 르고 침을 밧고 침을 괴디 말라”, “하백 번 븡 물의 칠십 븡식 복용되”와 같이 구어체로 상세히 풀이하여, 한문을 모르는 부녀자나 일반인도 오류 없이 약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③ 가독성을 극대화한 조판과 정갈한 필치

처방 제목마다 주묵(붉은 먹)으로 정방형 테두리를 두르고, 문장의 구두점과 중요 지점에 붉은 권점(圈點)을 가칠하여 필요한 조항을 한눈에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궁체 흘림과 단정한 민체가 결합된 필사 서체는 조선후기 한글 서예사 연구에도 훌륭한 기준을 제공한다.

 

(3) 한의학 및 의학사적 가치

① 구선(求仙)과 활인(活人)의 이원적 조화

- 전면 [구선방(求仙方)] : 도가적 신선 양생술과 전통 한의학의 보혈·보기 처방(인삼, 복령, 산수유 등)을 융합하였다. “사십 만 머그면 늙은 사이 졈어지고 거믄 머리 다시 나고 진 니 다시 나고 세를 사신방”이라는 서술처럼, 노화 방지와 장수를 지향하는 양생 비전(秘傳)을 체계화했다.

- 후면 [활인방(活人方)] : 풍증, 치통, 두통, 설사, 적취 등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마주치는 질환을 다스리는 실용적 경험 처방을 집약했다. 특히 백반·세신·고삼을 곱게 갈아 붓으로 잇몸에 바르는 [고치방문(固齒方文)]과 같은 외치법(外治法)은 민간 구급 의학의 실전성을 잘 보여준다.

② 비전(秘傳) 뜸자리(구법, 灸法)의 시각화

- [구선방] 권말에 묵서로 그려진 3중 동심원 도식은 배꼽(신궐혈)과 주변 경혈(사화혈 등)을 상징화한 복부 혈자리도이다.

- “복(설사)거나  젹취(적취) 잇사은 이 듸를 뎡야 면 됴코”라는 설명문과 함께 뜸을 뜨는 장수(壯數)와 위치를 시각적으로 명시하여, 전문 침구사가 없는 가정 내에서도 안전하고 정확하게 뜸을 뜰 수 있도록 도왔다.

 

(4) 맺는 말

본 [구선방·활인방]은 소장자의 품격을 드러내는 고급 능화문지 표지와 정교한 절첩 장정, 주묵을 활용한 현대적 감각의 편집 디자인, 그리고 깊이 있는 한글 언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수작이다.

조선후기 한글이 사대부가의 규방과 민간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아 고도의 전문지식인 의학을 완벽히 수용하고 전파하는 매개체였음을 웅변하는 유물로서, 국어학·서지학·의학사·민속학 등 다방면에 걸쳐 매우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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